전기로 붐이 온다
필스크랩 가격, 지금이 바닥인가?
건설경기 침체로 바닥을 쳤던 국내 철스크랩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포스코 광양 전기로 6월 가동, 현대제철 복합공정 양산 개시 —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어든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30년 만에 처음 2,000만 톤 벽이 무너진 2025년을 복기하고, 2026년 수급 전환의 신호를 읽는다.
전기로 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이 같은 해에 전기로 대형 이벤트를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탄소중립 규제 강화와 고급강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국내 주요 3사가 일제히 전기로(Electric Arc Furnace, EAF) 투자에 베팅하는 모양새다.
2월
6월
기술 등재
1분기
93%의 역설 — 자급률 신기록이 좋은 소식이 아닌 이유
2025년 국내 철스크랩 자급률이 9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언뜻 들으면 반가운 소식 같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공급 능력이 늘어서가 아니라, 수요가 반 토막 났기 때문이다.
- 01. EAF 가동률 50%대로 추락 — 건설경기 침체로 전기로 가동을 줄이니 자연히 스크랩도 덜 쓰인다. 수요가 줄었으니 자급률이 올라간 것이지, 공급망이 강해진 게 아니다.
- 02. 건설기성 14개월 연속 감소, 공사 완료 후에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 비중이 41.9%까지 폭증. 철거·해체 물량이 줄면서 스크랩 발생량 자체가 쪼그라들었다.
- 03. 철근 연간 출하량: 2021년 1,034만 톤 → 2025년 600만 톤대로 4년 새 약 40% 붕괴. 월평균 60만 톤도 안 되는 수준이 이어졌다.
스크랩 가격 동향 — 바닥은 지났나?
2026년 1월 5일, 현대제철이 5개월 만에 전 공장 동시 스크랩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면가격이 아닌 공식(테이블) 가격을 직접 올린 것이라 시장 충격은 컸다. 한국철강·동국제강·환영철강이 즉시 동참했고, '중량A 44만 원' 라인이 형성됐다.
11월
상반기
12월
1월 5일
1분기 현재
수급 지형 변화 — 수입은 줄고 수출은 늘고
국내 철스크랩 시장이 서서히 '갈라파고스화'되고 있다. 수입은 바닥을 향하고 있고, 수출은 새 길을 뚫었다. 공급망이 안으로 닫히는 동안, 수요는 새로운 EAF와 함께 다시 열리려 한다.
| 구분 | 2012년 (정점) | 2024년 | 2025년 | 변화 방향 |
|---|---|---|---|---|
| 수입 총량 | 1,010만 톤 | 210만 톤 | ~178~200만 톤 | 급감 지속 |
| 일본산 비중 | 1위 (40%) | — | 3위 (16.5%) | 순위 하락 |
| 수출 총량 | — | 33만 톤 | 39만 6천 톤 | +18.8% 증가 |
| 철근 수출 (미국) | — | 소량 | 15만 1,562톤 | +275.6% 급증 |
- 01. 일본 내 한국 비중: 2016년 1위(40%, 342만 톤) → 2025년 3위(16.5%, 127만 톤). 베트남·방글라데시에 밀렸다. 일본도 자국 EAF 증설·GX 정책으로 내부 흡수를 늘리고 있다. 2030년 일본의 수출 여유분은 60만 톤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 02. 수출은 새 활로를 찾았다. 인도가 21만 6천 톤(+58.1%)으로 최대 시장 부상. 2025년 처음으로 대형 모선 4카고(인도 3, 방글라데시 1)가 출항했다. 다만 일부 압축 스크랩 이물질 혼입 문제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우려도 생겼다.
- 03. 미국향 철근 수출이 현대제철 1분기 전 분기 대비 286% 증가. 미국 50% 관세에도 현지 봉형강 가격 급등으로 마진이 확보됐다. 수출 드라이브가 국내 공급 여유분을 흡수하며 내수 가격 방어에 기여하는 구조.
2026년 스크랩 시장 전망 — 계단형 강세
방향은 위다. 다만 V자 반등은 없다. 강세 요인과 하방 리스크가 공존하는 가운데, 고급 등급(HS·슈레디드) 중심의 계단식 상승이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하지만 하방 리스크도 살아 있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일본산 60만 원대 중반, 중국산 70만 원 초반의 저가 수입이 셧다운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
악성 미분양 41.9%,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여파가 이어지면 철근 수요 회복은 2027년 이후로 밀릴 수 있다.
영남권 일부 동국제강 인천공장이 톤당 1만 원 인하를 단행하는 등 지역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OECD는 2027년 글로벌 철강 초과능력이 7억 2,100만 톤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늘 포스팅 핵심 요약
2025년 자급률 93%는 한국 스크랩 시장이 강해진 게 아니라, 수요가 반 토막 난 불황의 산물이다. 3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구매량이 2,000만 톤 밑으로 꺼졌고, 건설기성은 14개월 연속 감소했다. 악성 미분양이 41.9%에 달하면서 철거·해체 발생량도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2026년은 다르다. 현대제철 당진 복합공정이 2월 세계 최초 양산에 들어갔고, 포스코 광양 250만 톤 EAF가 6월 가동 예정이다. 신규 수요만 200만 톤이 시장에 추가된다. 여기에 일본 수출 여유분 축소, K-스틸법 시행, 미국향 철근 수출 급증까지 겹쳤다.
방향은 이미 위를 향하고 있다. 1월 5일 현대제철의 기습 인상이 그 신호탄이었다. 다만 V자 반등보다는 고급 등급(HS·필스크랩) 중심의 계단형 강세를 예상한다. 건설경기 회복 시점과 중국·일본산 저가 공세가 상승 속도를 조절할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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